all about chemistry Lost in Translation

아이러니한 일이다. 팔자에도 없는 '부지런함'에 통장 잔고 탈탈 털어 나온 돈을 더해 겨우겨우 헤쳐나가고 있는 잔인한 여름이건만, 내 주변 친구들은 요즘 네가 제일 즐거워보인다고 단언한다. 야 아니거든? 으로 일관해 왔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정확히 얘기하자면, '즐겁다'기 보다 '이도 저도 아니다'가 맞는 것 같은데, 이 '이도 저도 아님'조차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이 가혹한 조국의 현실!

특정한 공간을 지나거나, 저번 주말처럼 특정 기억을 불러오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쩔 수 없이 수많은 기억과 상념들이 일제히 잠을 깨고 일어나 마음을 마구 헤짚어, 누군가와 대화해서 이 마음을 털어놓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그래도 그럴 때, 불안한 내 마음과 허무한 심정을 아무 말없이 들어줄 상대들이 있다는 건 무한히 감사하는 내 인복.

케미, 케미, 케미. 대체 그게 뭐길래. 이렇게 일을 힘들게 만드나. 말로도 글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세포가 느끼는 그 화학작용. 오히려 20대 초반에는, 케미가 뭔지도 몰라 쓸데없는 조건들을 나열하며 그 조건들이 충족되면 내 사람일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알게되었지, 그따위 조건은 다 부질없다는 걸. 내가 대책없는 낭만주의자가 아니라, 결국엔 그 말로도 글로도 설명할 수 없는 케미가 전부란걸. 스트레스와 두려움과 불면증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게 만들었던 그 원동력. 그렇지만 결국엔 내 마음을 병들게 했던 바보같은 마법.

나중에 나이들어 40이되고 60이 되어도, 그 날의 공기와 그 때의 눈빛을 떠올리면서 웃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된거야. 정답은 나도 알고 너도 알고 하늘도 땅도 알지. 하지만 알고 있다고, 마음으로 반드시 새기기는 어려운 것처럼.

어찌됐거나, 오늘도 주문을 걸어봅시다. 허망할지라도. 아담오빠의 입을 빌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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