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ster] 나는 진정 내 정신의 주인일까? After Midnight

사실 엄청 심플하다. 배우는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하면 되고, 음악 감독은 적재적소에 딱딱 맞는 음악을 잘 쓰면 되고, 연출자는 전체적 흐름을 제대로 끌고 가는 죽이는 연출을 하면 된다. <마스터>는 현존하는 사람들 중 각각의 요소들을 제일 잘하는 사람들을 모아다가 만든 영화다. 당연히 훌륭할 수 밖에 없다.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첫 장면에서 모래 밭에 홀로 누운 호아킨 피닉스의 허망한 눈빛까지 매 순간 순간이 말이다.

딱 5년 전에 나왔던 PTA의 전작 <데어 윌 비 블러드>가 계속해서 터지는 활화산을 지켜보게 만들었다면, <마스터>는 언제 터질지 모를 휴화산으로 관객을 조금씩 슬슬 끌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나 역시도 프레디가 마스터로부터 받은 똑같은 질문을 던지게 하면서. 

"나의 정신은 그 어떤 마스터도 없이 온전히 나 자신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가?"

내 정신의 마스터는 코즈와 같은 일종의 종교가 될 수도, 프레디에게 있어서 도드의 존재처럼 개인이 될 수도(가족, 연인, 멘토 모두 포함), 내가 어쩌지 못하는 상황과 시대가 될 수도,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미디어가 될 수도...

물론 다들 연기의 신이지만, 호아킨 피닉스는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구부정한 등, 깊게 파인 이마의 주름, 독특한 인중, 야윈 듯한 몸과 같은 물리적 요소부터 목소리 말투 손짓 눈빛 전부다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독술 중독자 프레디 퀠 그 자체였다는 말 밖에. 스크린 밖에서 지켜보다가 결국 관객을 그의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놀라운 연기의 힘을 느꼈다고 할까. 여하튼 굉장한 연기.

PTA의 연출력은 뭐 두말하면 입아프니 접어두고, 또 놀라웠던 건 그 완벽하게 재현한 미국의 50년대 분위기. 특히, 초반에 프레디가 지방 백화점 한구석에 사진사로 일할 때의 풍경은 TV나 책에서만 보던 50년대 전쟁이 끝나고 거품으로 가득차 흥분된 미국인들 그 자체였다. 

덧붙임, 와인스타인이 올해 오스카 막판에 마스터보다 실버라이닝을 밀기로 계획을 변경했다던데, 실버라이닝을 정말 정말 사랑하지만 오스카에는 마스터가 주인공이 되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아쉬움이 이제와서 약간 드네. 하지만 아직 호아킨 피닉스의 남우주연상이나 작품상을 뺏어간(?) <링컨>과 <아르고>를 못 봤다는 것은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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